기독교와 불교 (2007/1/23)
 

 © Suk Hoon Han                                                                                                                                      
 
 

나는 기독교의 목표가 다른 종교와 싸워서 독자적인 교단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고 본다 .... 예수님의 행동과 말씀은 언제나 넓은 길, 위대한 길, 그리고 열린 길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에서 표현된 것이다. 그것은 다른 게 아니다. 노래하는 새소리와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로 표현되는 것이다. 얼굴에 스치는 바람, 밖에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모두 하느님의 말씀이며 예수님의 말씀이며 부처님의 말씀이다.

하느님의 사랑이 왜 부처님의 대자대비심과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여러분이 좁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넓은 마음을 갖고 있으면 그리고 진정으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을 얻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여러분은 부처님의 가르침 역시 사랑과 자비로 이끄는 가르침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부처님과 예수님이 가르치신 사랑과 자비가 결국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만행 2, pp. 176-177


위의 대목에 이르기까지 이 책의 종반부는, 미국에서 기독교(구교, 신교 공히)와 불교 사이에 심원한 교류가 많이 이루어져 왔으며, 그런 교류가 신앙생활의 너무도 당연한 일부가 된 곳들도 많다는 점을 실례를 들어 역설하고 있습니다. 현 미국 기독교계의 신학적, 신앙적 지도자들이 불교의 선 명상 기법을 도입하는 예, 토마스 머튼이 동양의 종교와 교류한 예, 숭산 스님이 불교적 방법을 교회에 가르친 예 등등. 이는 물론 어느 특정 종교의 우, 열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종교 간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무한한 사랑의 신의 가르침에 다다르는 이 세상의 길이 단 하나의 종교에 의해 독점되지는 않는다는 관찰을 제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러한 관찰에 이성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동의합니다.

현각 스님께서 태평양 저 편에서 목격한 바와는 달리,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불관용과 무지 등등의 부정적인 힘에 휘둘려, 모두가 신의 자식인 타인들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학 교수직을 박탈당한 종교학자이자 목사인 이찬수 교수의 이야기를 소개해봅니다. 이교수님과 아직껏 만나본 적은 없지만, 저와 대학 동문이며, 과거 한 차례인가 메일로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사적인 연유에서 보다는, 이교수께서 제가 견지하는 것과 동일한 신앙관을 용감하게 세상에 외쳤다는 점을 존경하기에 그분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이찬수 교수 이야기

'만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