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ch01

바로 지금 여기에서 (1)

[아래에서 틱스님은 제자인 미국인 앨런과 나눈 대화에 관해 이야기 해줍니다.]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 총각 생활보다 더 쉬운가?" 내가 물었습니다. 앨런은 직접적으로 대답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해했지요. 난 또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는데, 가정이 있으면 덜 외롭고 더 안정될 것이라던데. 그게 맞는가?" 앨런은 고개를 끄덕이고 뭔가를 우물우물 말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앨런이 말했습니다.

"저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한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예전에 저는 저의 시간이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간주 했더랬습니다. 한 부분은 죠이[아들]를 위해 놓아 두었고, 또 한 부분은 수[딸]를 위해 두었고, 또 다른 부분은 애나를 돕는 것을 위해 배정해 두었고, 또 다른 부분은 집안 일을 위해 놓아 두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남은 시간을 내 자신의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내 시간이 되어서야]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연구를 하고, 산책을 갈 수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이젠 더 이상 시간을 부분들로 쪼개려 하지 않습니다. 저는 죠이와 수와 보내는 시간을 제 자신의 시간이라고 여깁니다. 제가 죠이의 숙제를 도와줄 때, 그애의 시간을 저 자신의 시간으로 보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저는 그애가 제곁에 있음을 나누고,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하는 일에 흥미를 느낄 방도를 찾으면서 그와 함께 공부 진도를 나가지요. 그애를 위한 시간이 저 자신의 시간이 됩니다. 수와도 마찬가지지요. 놀라운 일은, 이제 저는 저 자신을 위한 무제한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앨런은 말을 하며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나는 놀랐습니다. 나는 앨런이 이것을 어떤 책을 읽어서 배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이건 그가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 스스로 발견해낸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처해 있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수행하는 것이란 이야기지요.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에서. 예수님은 지금 이곳을 천국이라고 선포하시지 않았던가요? 이 놀라운 지혜를 틱 스님이 풀어놓는 것을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연재하겠습니다.

'바쇼의 연못' 싸이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