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일천사병원
 

다일 천사병원이 마침내 개원했습니다. 테이프를 끊을 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뺨을 타고 마구 흘러내렸어요..

맨 처음 떠오른 이가 누구였습니까?

동네주민들이었어요. 돈을 모아준 윤락가 여성들이요. 8년 전 연고자도 없고 돈도 없어서 병원에서 거절당하는 이들을 보며 눈물 흘릴 때 “목사님 울지 마세요. 다일공동체도 병원 지으면 될 것 아니에요?” 하면서 47만5,000원을 줬거든요. 그때 정말 많이 울었는데…. 이 돈이 어떤 돈인데 받아도 될까? 손가락질 받는 누이들이 돈을 주다니 이게 무슨 뜻일까, 하고 고민했지요. '아! 없는 자로 하여금 있는 자를 부끄럽게 하는 하나님 방법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8년 동안 수많은 이들이 다녀갔지만 그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어요.

8년, 정말 긴 시간입니다. 애초에 이렇게 엄청난 일을 시행하려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언급하기도 싫은 얘기입니다. 미아리에 있는 S병원에서 그때 거절당하는 일이 없었다면 무료병원도 생기지 않았겠죠. 어느 목사 사모님께서 편찮으셔서 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사모'라는 얘기에 수녀님은 “개신교에는 부자교회가 얼마나 많은데 목사님 사모님 한 분 치료해줄 무료병원 하나 없습니까”라며 거절하시더군요. 할말이 없었습니다. 그 사건이 계기였죠.

최일도 목사는 이때부터 1,004명으로부터 100만 원씩 10억400만 원을 모아 행려자, 독거노인, 외국인노동자 등을 위한 무료병원을 세우자는 '1004운동'을 시작했다. 저명한 사람이 아닌, 시장의 좌판 상인, 환경미화원, 학생들과 장병들의 땀이 담긴 돈이 모였다. 최 목사는 “이 병원은 보통 사람들이 이뤄낸 기적이기에 생명이 길 것”이라며 “내가 죽더라도 반드시 무료병원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나요?

처음에는 저한테 미친놈이라고 다들 비난했습니다. 저는 50년이 지나든, 80년이 지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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