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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출판가의 종교 분야 베스트 셀러 수위에 오른 오강남 교수님의
'예수는 없다'라는 책은 저자의 말마따나 서구 종교계와 교회에서는
이미 예전에 상식적인 것이 되어 버린 이야기들을 들려준 책이었지는
몰라도, 한국 기독교계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었던 많은 신도들에게는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종교다원주의 신조를
고수하는 오교수님의 책은 최근에 출간된 한국기독교를 비판하는 여러
책중에서 단연 최고 수준의 내용과 품격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 개신교의 거듭남을 위하여 이런 책이 더욱 많이 읽혀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오교수님이 다양한 종교의 궁극적 일치점에 관하여
명료하게 표현한 구절을 아래에 옮겨 적습니다.
"그럼 알라
신이나 시바 신이나 상제나 하늘님은 누구인가? 기독교인[으]로서 유일신관에
투철하다면, 이런 신들은 한 하나님에 대한 각이한 견해(views), 생각(ideas),
표현(expressions), 관념(concepts)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기독교 하나님이
따로 있고 다른 종교의 다른 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궁극
실재에 대해 각각의 종교가 각각 다르게 생각하고, 각각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먼 산을 놓고 각기 자기들의 지리적
위치나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달리 보고 다른 이름, 다른 표현을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 오강남, 예수는 없다: 기독교 뒤집어
읽기, 현암사, 2001, p. 130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신학적으로든
종교학적으로든 수많은 반증이나 반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임의로 고른 성경
구절을 근거 삼아 반박하는 것은 언제나 용이하지요.) 그러나
저는 이런 주장이 신성(神性)을 올바르게 표현한다고 믿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실존적 선택'이라고나 할까요, 저로서는 이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인 즉슨, 제게 오셨던 무궁하고도 가없는 사랑이신 하느님이란
분께서 기독교 교회 안에만 계시고, 기독교 멤버쉽을 가지고 있지 못한
나머지 전 인류에 대해서는 그들이 멤버쉽을 구입할 때(신자가
되려면 돈을 내야죠)까지 외면하고 계신다는 믿음에 도저히, 절대로 동의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기독교 회원증을 샀건 안 샀건 하는 것과 관계없이
신께서는 언제나 누구나 사랑하고 계심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미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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