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종교간의 공통성 모색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에 작은 서점이 있었는데 저는 그 서점의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책을 많이 사보는 편이라 서점 주인 내외분과도 좀 가까워졌지요. 제가 사춘기도 다 지나고 거의 대학 입학할 때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서점에 갔더니 그 주인 아저씨가 평소와 달리 뭔가가 이상해보였습니다.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기묘한 평화와 흥분이 뒤섞인 그런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부인께서 제게 넌지시 일러주시더군요. 아저씨가 얼마 전 신을 만나셨다구요. 전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주변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는 이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제가 놀란 것을 눈치 챈 아저씨가 그제서 제게 들려준 이야기는 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저씨에게 어느 날 갑자기 '신'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실체가 다가왔고, 그 체험으로 인해 아저씨는 사람이 홱 바뀌어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담배도 끊고 갑자기 교회에도 나가게 되었다는 거죠. 그런데 무엇보다도 저의 흥미를 자극시킨 것은 그 아저씨가 접신(接神)의 체험 도중에 '보았다'는 상징적 이미지였습니다. 아저씨가 설명해준 바에 따르면, 신에게로 가는 길이 있는데, 그 도중에는 교회도 있었고 절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 그때 그 말을 들은 이후로 세상의 수많은 종교들이 결국은 같은 대상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는 종교다원주의자입니다. 도무지 영 다른 세계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 같은 기독교와 불교가 궁극적으로는 같은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 섹션에서는 일단, 이와 같은 믿음을 이성의 언어로 풀어쓰고 있는 케이스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저는 저의 이러한 시도를 추후에 '종교간의 공통성 모색'이라는 테마에 체계적으로 연결해볼 계획입니다.

 

   (1) 오강남 교수의 보편적 신관(神觀) (2002/8/4)
 

   (2)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발생한 종교적 합병 현상 (200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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