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의 초원
 

넷째 날에는 짐을 다 꾸려서 콘도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성산포로 향했습니다. 배타고 우도로 건너가기 위해서지요. 워낙 아이들을 위한 짐이 많은 우리는 이번에도 차를 배에 싣고 섬으로 건너갔습니다. 큰 애는 차를 탄 채로 배에 올라타는 것이 신기한 듯 싱글벙글, 둘째는 차속에서 엄마 품에 잠들어 버렸고. 우도에 도착해서는 산등성이에 초원이 펼쳐진 이곳(사진)에 올라서 섬 주위의 절경도 감상하고, 마차도 한 번 타고(2만원 씩이나 함), 산꼭대기의 등대 박물관에도 올라가봤습니다. 둘째 나나(애칭)는 요즘 사진 찍을 때마다 꼭 손가락으로 '브이'를 해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평소에 말을 너무도 좋아해서 항상 집에서 말 장난감 가지고 놀던 녀석이 전날 승마장에서도 무섭다며 말에 타지 않았고, 이날 마차에 타서도 줄곳 긴장해 있더군요. 오히려 마차에서 내린 뒤 초원을 거닐며 노는 것을 즐겼습니다. 이런 초원 위에 학교가 있다면 참 행복한 학교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시성(詩聖) 타고르는 그런 학교에 관해 이렇게 말합니다:

어린이들이 인간의 세계가 곧 신의 왕국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바로 이 신의 왕국의 시민권을 얻을 것을 목표로 삼도록 가르치는 곳; 일출과 일몰, 그리고 별들의 고요한 영광이 나날이 무시당하지 않는 곳; 자연이 선사하는 꽃과 열매의 축제가 환희로서 합당하게 인정받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