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해안(1)
 

전 페이지에 나온 초원의 꼭대기에 우뚝 솟아있는 등대 부근에서 내려다본 우도의 해안입니다. 그 푸른 물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면 저는 합장을 하고 신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저는 신께서 바로 여기에 지금 이 순간 함께 하시는 것으로 알고 삽니다. 저는 신이 항상 어느 곳에나 계시는 것으로 믿고 삽니다.

어느 모임에서 '기독교의 범신론적 요소'라는 발언을 했다가 선배 학자님들로부터 면박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말이 안되는 얘기지요, '범신론적 기독교'라니요. 일종의 옥시모론(oxymoron)으로까지 들립니다. 그러나 저는 기독교를 범신론적으로 이해합니다. 저는 유일신론(monotheism)과 범신론(pantheism) 사이의 신학적 구분이 왜 나의 믿음의 방식을 지배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신학적 전통이 종교의 생기를 붙들어매는 것이 싫습니다.

바이블 구절을 논증의 도구로 삼는 것에 조금도 찬성하지 않지만, 기독교 속에서도 다음과 같이 '유일신론'이라는 계보적 정의로써만 묶어두기엔 어려운 원초적 생기발랄함이 엿보입니다, '도처'에:

사람들이 하느님을 더듬어 찾기만 하면 만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가까이 계십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며 살아 간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사도행전 17:27-28]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닷물을 바라보며 남몰래 님을 그리워 해봅니다. 어디에나 계신 님이 그리운 까닭은 님께서 저의 그러한 사랑을 바라시기 - 또는 뜻하시기 -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