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적벽강
 

© Suk Hoon Han                                       금산의 적벽강 주변의 리버빌 펜션 앞 전경                                            

상족암을 뒤로 하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던 중, 작렬하는 햇볕으로 열이 받았는지 자동차 계기판의 온도계가 위험 수위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긴장 속에서 차를 몰았습니다. 처자식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잠만 자고 있고, 저는 엔진에 손상이 갈까봐 끊임없이 에어콘을 조절하며 겨우 다음 목적지인 금산의 펜션까지 갔습니다. 차도 지치고, 저 자신도 지쳤습니다. 푹 자고 일어난 아이들만 팔팔해서, 펜션에 짐을 풀자마자 수영복 챙겨입고 강물로 뛰어들더군요. 저녁 무렵에 도착한 탓에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날이 어둑어둑해졌기에 강물 속을 잘 들여다 볼 수가 없어서, 물의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혹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거나 급류가 흐르면 어쩔까 하는 걱정에 아이들을 강기슭에다 모아 놓고 물놀이를 했습니다. 헌데 다음 날 아침에 밝은 태양 빛 아래에서 다시 강물에 들어가 보니, 수심도 얕고, 물결도 세차지 않더군요. 어쨌든,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보며 검푸른 강물 속에 몸을 담그고 앉아 있는 것은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날에도 아이들과 함께 다슬기 잡고, 물고기 잡고, 수영도 하며 잘 놀았습니다. 강물에서 잡은 납자루 다섯 마리는 고이 집까지 운반해와서 집의 열대어 수조에 합사시켰습니다. 열대지방에서 온 화려한 물고기들 보다 평범한 납자루가 더 예뻐 보이더군요.

'리버빌 펜션'은 친절하고 따뜻해보이는 부부께서 운영하고 있으며, 강에 근접해 있어 아이들 물놀이 하기에 딱입니다. 우리는 이 펜션의 2호점에서 묵었는데, 이곳에 이르기까지 비좁은 찻길 하나만 간신히 나있습니다. 이곳도 일종의 오지라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고, 다시금 가보고 싶은 숙소입니다. 허나 비용 면에서는 부담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