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의 길

4. 구도 또는 수행의 길

나는 우리에게 감성과 이성과 지성의 능력을 부여해주신 바로 그 하느님께서 우리가 그런 능력을 포기할 것을 의도하셨다고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

철학을 조금 접하게 되면 사람은 무신론에 기울게 됩니다. 그러나 철학에 깊이 들어가게 되면 사람의 마음이 종교에게 다가가지요.
- 프란시스 베이컨, The Speaker's Electronic Reference Collection

당신이 무얼 한다해도 그것은 대단치 않은 일일 겁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것을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마하트마 간디

저는 몇 년 전에 미국의 한 '명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한 정부출연 연구소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자그마하나 아늑한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도 생겼고, 많지는 않으나 소박하게 삶을 꾸려나갈 만한 수입도 있고, 차도 샀고, 핸드폰도 장만했습니다. 그냥 이대로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제가 더 젊었을 때 꿈꾸었던 그런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내 분야의 연구를 열심히 하며, 부유하지는 않아도 쪼들리지 않는 살림살이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착실하게 가정을 꾸려나가는 그런 삶 말이지요.

그런데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내 삶의 의미는 신께서 내게 전해 주신 그 '말씀'을 몸으로 살며, 다른 이들에게 전달해주는 데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지요. 연구소 생활은 저에게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습니다. 제 전공 분야의 다른 어떤 일을 해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고, 결국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집에 틀어박혀 혼자만의 공부, 즉 수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도, 명상, 독서, 공부 등으로 제 생활을 가득 채우기 위해 노력하였고, 생계유지를 위하여 평소에 좋아하던 번역 일을 전문적으로 시작했습니다.

5. '체계화된 종교 밖에서 신을 만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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